IFRS17 부담 감소 한숨 돌린 보험업계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대비하고 있는 보험업계가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부담을 덜었다.

금융감독원은 회계제도 변화 이전 감독 기준을 변경해 보험사의 건전성 규제를 강화할 계획이었으나 보험사의 건의를 반영, 계약서비스마진(CSM)은 부채로 인식하지 않도록 결정했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이 발족한 민‧관 합동위원회를 통해 IFRS17 기준서가 확정되는 올해 5월을 기점으로 제도변화에 따른 구체적인 건전성 강화 작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 계약서비스마진(CSM)은 잉여 이익…부채 급증 우려 덜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1년 IFRS17 도입을 앞둔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이 발족한 합동위원회와 감독 규제 기준 완화 등으로 자본 확충 부담이 크게 줄었다.

금융당국은 이날 보험업계와 공동 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켜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가 준비해야 하는 회계시스템, 자본확충, 리스크관리 역량 강화 등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금융당국의 지원 정책에 힘입어 제도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자본을 확충해온 보험사들은 보다 효율적으로 내부 시스템을 변경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감독 체계 변경 이전 사전평가를 통해 보험업계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로 결정하면서 감독 기준 변화에 따른 보험사의 부담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었다

금감원은 보험업계의 자본 확충 부담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던 계약서비스마진(CSM)을 보험 계약기간 동안 이익으로 실현될 잉여금으로 판단하면서 보험사 우려를 크게 해소했다.

저축성보험을 다수 판매했던 보험사는 IFRS17에서 부채로 산정하는 계약서비스마진(CSM)이 보험업계의 건의로 부채로 인식되지 않음으로써, 부채 범위가 축소될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IFRS17에서 계약서비스마진(CSM)이 부채로 산정되면 장기간 장래의 보험 부채를 현재 가치로 평가해왔던 국내 보험사가 대구묘 자본 확충 부담을 떠안을 것으로 전망해왔다.

금감원이 작년 7월 보험사들의 감독 기준을 선제적으로 강화할 것이라 밝힌 이후 보험업계의 부채 급증 걱정은 더욱 커졌다.

금감원이 지급여력(RBC)제도를 보험 자산과 부채를 100% 시가평가로 전환하는 새로운 감독 제도로 변경할 경우, 보험사의 RBC비율은 현 수준에서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당시 보험업계는 제도변화로 인해 보험사가 투자하는 장기 국고채 할인율이 1%포인트 이상 하락할 것이며 이에 따라 증가하는 보험사의 부채는 최소 50조원 이상일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회계제도 변화 이전 선제적으로 감독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 밝혔을 때 보험업계의 우려가 컸다”며 “금융당국이 감독 제도 사전평가에서 보험사의 건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합동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등 IFRS17 연착륙을 전방위로 지원하면서 부담을 덜었다”고 말했다.

◇ 보험업계, 회계제도 연착륙 목표로 합종연횡
보험업계는 회계제도 변경 기준서 발표가 임박하면서 보장성보험 판매량을 늘리고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서는 등 제도 적응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보험사들은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되는 새로운 회계 시스템 구축을 위해 자체 개발팀을 운영하거나 보험개발원과 공동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실제로 중소형 보험사 9곳은 보험개발원과 ‘IFRS17 컨소시엄 실무전담 조직’을 구축한 이후 지난달부터 IFRS17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본격적인 요건 정리 작업에 착수했다.

IFRS17 시스템은 컨소시엄 조직의 요건정리 작업 이후 설계 단계를 거쳐 2021년 이전 최종 시스템을 참여사에 제공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IFRS17 기준서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회계기준 변화에 따른 추가적인 지출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며 “기준서가 발표되면 보험사는 이익 유보 등을 통해 자본 확충 리스크를 줄이는 수준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내부 시스템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