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관련 자살보험금 소멸시효 완성 판결 확정



[보험매일=위아람 기자] 대법원이 자살보험금 소멸 시효가 지난 보험금의 지급을 거부해온 생명보험사의 손을 다시 들어주었다. 

자살 보험금 청구권 시효가 사라졌다는 보험사의 주장이 권리 남용이라고 볼 증거가 없다고 재판부는 본 것이다.

대법원은 27일 삼성생명이 숨진 이 모씨의 유족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결과적으로 재해사망보험금 지급의무를 부정한 원심의 결론이 타당하다”며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또한 한화생명이 숨진 오 모씨의 유족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보험금청구의 상고심에 대해서도 유족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생명보험사들에게 자살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소멸 시효 2년이 지난 경우에만 지급 의무가 없다는 내용이다.

이것으로 자살보험금을 둘러싼 법적 논쟁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나, 금융감독원의 입장은 판결과 무관하게 보험금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는 방침으로 보여 앞으로도 이와 관련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사건의 쟁점은 보험 특약 약관상 책임 개시일부터 2년이 지나고 자살한 경우, 보험사가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와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지났는지의 여부였다.

이 모씨의 경우 지난 2006년 6월 삼성생명 보험에 가입하고 3년 후인 2009년 자살하자 유족이 보험금을 청구해 일반사망보험금 4천9백만원을 수령했다. 이후 이 씨의 유족은 금융감독원에 금융분쟁조정신청, 특약상 재해사망보험금 5천만원을 추가로 지급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은 자살의 경우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고의적 자해의 경우에는 약관에서 명시한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도 보험사가 실수로 면책제한 조항을 약관에 남겨둔 것일뿐이라며 삼성생명의 손을 들어줬다.

또한 한화생명에 가입한 후 숨진 오 모씨의 경우에도 2011년 8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유족이 재해사망보험금을 요구했다.

한화생명은 보험계약이 보상하지 않는 사고로 사망했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고, 유족은 보험사가 제때 자살재해사망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음을 알리지 않아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이 모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1심과 2심에서 오 모씨의 재해사망보험금 청구권이 소멸됐으며 한화생명의 주장이 권리남용이라고 볼 증거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관련 쟁점에 대한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심결은 법원을 구속하지 않으며 대법원 판결이 혼재되어 있었다는 점 등이 판결의 골자였다.

대법원은 이 모씨와 오 모씨 두 경우 모두 2년이 지나 소멸시효가 완성된 자살 사고의 경우 특약에 따른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보험사의 주장을 인정한 이전심의 판단이 옳다고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