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유동성비율 '꼴찌'



[보험매일=방영석기자] KB손해보험이 미국지점 손실 여파로 인해 손해보험업계에서 유일하게 유동성비율 100% 미만을 기록, 체면을 구겼다.

◇ KB손보 유동성비율 전년 동기 대비 23.13%　‘하락’
2일 금융당국 공시자료에 따르면 KB손보는 작년 3분기(1~9월) 기준 90.95%의 유동성비율을 기록, 전년 동기(114.08%) 대비 23.13%포인트 하락했다.

유동성비율은 보험계약자의 보험금 및 재지급금 청구에 대한 보험사의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수치로, 보험사의 유동성 수준을 대표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KB손보의 유동성비율은 전체 손보사 중 유일하게 ‘취약’ 평가 등급(100%미만)에 해당되는 수준으로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대형 손보 3사 평균(140.65%) 보다 49.7%포인트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대형 손보사인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는 금융당국 유동성 평가 ‘취약’ 등급 기준선 이상을 유지해 유동성 수준이 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의 유동성비율은 140.24%로 전년 동기(123.56%) 대비 16.68%포인트 늘었다. 현대해상은 전년 동기(152.80%)와 비교해 27.05%포인트 증가한 179,85%의 유동성비율을 기록, 대형사 중 가장 큰 폭으로 유동성 수준이 개선됐다.

동부화재는 101.85%의 유동성비율을 기록, 전년 동기(112%) 대비 비율이 10.15%포인트 감소했지만 금융당국 평가 기준선 충족에는 성공했다.

KB손보는 금융당국의 유동성비율 산출식 개정(2014년)에도 불구, ‘미흡’ 수준으로 비율이 악화됐다는 점에서 유동성비율 관리 능력이 미흡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로 보험업계는 지급보험금 부담에서 자동차 보험금 80%가 제외된 2014년 이후, 대형 손보사의 유동성비율 취약 판정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동성비율은 평균지급보험금을 분모로, 유동성자산을 분자로 산출되기 때문에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이 높은 대형사가 가장 큰 혜택을 봤다”며 “대형사의 유동성비율이 대폭 증가해 자연스럽게 관리 부담이 해소된 상황에서 비율이 악화된 KB손보의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 “올해 상반기 이후 유동성비율 회복될 것”
KB손보는 작년 미국 지점 손실 보전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유동성비율이 하락했으나, 추가 자본 확충이 예정된 올해 상반기 이후에는 100% 이상으로 유동성 비율을 회복할 것이란 입장이다.

단기간에 대규모 자금이 미국지점으로 빠져나가자 유동성비율 산식에서 분자에 해당되는 보유 유동성자산이 감소, 유동성비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KB손보는 약 1,700억원으로 알려진 미국 지점 손실금액을 보전하는데 그치지 않고 추가적으로 약 1,178억원 규모의 영업기금을 지원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준비금을 쌓았다.

KB손보 관계자는 “작년에는 미국지점 손실 보전과 경영 정상화를 위해 상당한 규모의 자금 지원이 일어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유동성비율이 하락했다”며 “LIG투자증권 매각 금액 등 자본 확충이 예정돼있는 올해 상반기 이후에는 유동성비율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