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주택담보대출 깐깐해진다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다음 달부터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은행 수준으로 까다로워진다.

금융위원회의 가계부채 관리 대책 일환으로 지난 2월 금융권에 적용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보험권으로 확대 적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심사 은행 수준으로 올라간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처음부터 나눠 갚도록 유도하는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오는 7월 1일부터 보험권으로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보험업계에 새로 도입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으로, 앞서 지난 2월 수도권을 시작으로 확대 시행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과 기본 구조가 동일하다.

골자는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돈을 빌리고 처음부터 나눠 갚는 것으로 이에 새로운 가이드라인 도입으로 인해 자연스레 심사와 상환 방식이 까다로워지게 된다.

새로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지난 몇 년간 은행권을 통한 대출 증가세가 둔화 현상을 보이는 반면, 보험사 등 2금융권의 대출이 증가세가 가파른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보험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13년 말 30조3,000억원, 2014년 말 32조8,000억원, 작년 말 38조2,000억원으로 급증세를 이어왔다.

올해 1분기 기준 보험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이후 3개월 사이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9조6,000억원으로 2.0%대 증가세를 보였으나 이 중 절반이 집단대출이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시장의 포화와 저금리 기조로 인해 보험영업과 투자를 통한 자산운용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던 보험사들은 대출을 새로운 투자처를 인식해왔다”라며 “은행권보다 비교적 대출이 용이한 보험권에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대출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 대출 질 향상 효과 기대 중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이번 가이드라인 시행을 통해 보험권의 주택대출 질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가이드라인 시행에 맞춰 보험권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 비중 목표치를 당초 2017년 40%에서 45%로 높일 방침이다. 3월 말 기준 분할상환 대출 비중은 34.7% 수준이다.

별도 목표치가 없었던 고정금리 대출 비중 목표치도 10%로 새로 제시했다. 작년 말 현재 보험권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4.2%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은 새로운 보험권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이 시장에 무리 없이 연착륙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보험권 주택담보대출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성격이 매우 유사하고 분할상환 비중도 높은 편”이라며 “은행권에서 이미 가이드라인이 시행됐던 만큼 보험권에도 큰 무리 없이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과 생명·손해보험협회는 합동대응팀을 꾸리고 가이드라인 시행에 따른 불편과 혼란을 최소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