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소속 설계사 ‘엇갈린 행보’


[보험매일=방영석기자] 작년 대형 손해보험사의 설계사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중소형 손보사 설계사 조직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한 설계사 감소세의 원인으로 영업환경 변화 및 GA로 이탈하는 설계사 증가와 보험사의 설계사 전문성 강화 정책 등을 지목하고 있다.

설계사조직은 인터넷 보험시대의 개막으로 판매채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축소할 것으로 전망되나, 올해 상품 자율화로 인해 다양한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판매 영역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손보 빅4 설계사 1.3% ‘감소’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작년 3분기(9월) 기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와 KB손보 등 매출 상위 손보사 소속 설계사 숫자는 10만2,429명으로, 전년 동기(10만3,856명) 대비 1.3% 감소했다.

현대해상은 이 기간 2만2,829명에서 2만2452명으로 377명(1.65%), 동부화재는 2만4533명에서 2만4396명으로 137명(0.56%) 설계사가 줄었다.

특히 LIG손보에서 KB금융지주로 편입된 KB손보는 소속 설계사가 1만6,417명에서 1만5,300명으로 1,117명(6.8%) 감소해 대형사 중 가장 많은 설계사가 이탈했다.

업계 매출 1위 삼성화재 또한 손보 빅4 중 유일하게 설계사가 4만77명에서 4만571명으로 증가했지만 증가폭은 494명에(1.2%)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손보업계 전체 설계사 숫자는 중소형 손보사 소속 설계사의 증가세에 힙입어 16만3,65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6만3,416명) 대비 0.14% 늘어난 숫자다.

MG손보는 1,955명에서 3,494명으로 소속 설계사가 1,539명(78.7%) 급중, 전체 손보사 중 가장 많은 설계사를 영입했다.

한화손보와 농협손보는 2만9,096명과 1,151명에서 2만,9932명과 1,361명으로 소속 설계사가 각각 2.9%와 18.2% 늘어나, 전체 손보업계 소속 설계사 증가를 견인했다.

보험업계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한 설계사 감소세의 원인으로 영업환경 변화 및 GA로 이탈하는 설계사 증가와 보험사의 설계사 전문성 강화 정책 등을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기존 설계 채널뿐만 아니라 온라인, 텔레마케팅, 홈쇼핑 신채널이 부상하면서 보험사 판매 채널에서 설계사조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줄어들었다.

이에 설계사들은 다양한 상품이 판매 가능한 GA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고, 대형 손보사들 또한 설계사 위촉 기준을 강화하고 점포 통폐합을 단행하는 등 고능률 설계사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MG손보는 최근 원수보험료 규모를 크게 늘리는 등 보험영업 기반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보험영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설계사 조직의 급증은 공격적인 매출 확대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대형사 출신 설계사들의 경우 중소형 보험사 입장에서 매력적인 자원이다”며 “많은 대형사 이탈 설계사들이 GA로 소속을 옮긴 것은 사실이나 이중 일부는 중소형 보험사의 설계사 영입 노력에 힘입어 중소형사로 이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설계사 조직, ‘위기가 기회’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 출범과 인터넷·모바일 전용 상품 출시 경쟁에 따라 향후 설계사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자기기에 익숙한 20~30대 젊은 고객층을 타겟으로 하는 인터넷 보험시장이 자리를 잡을 경우 장기적으로 대면채널은 값싼 인터넷 시장에 밀려 전체 판매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반면 인터넷 판매 채널 출시 이후 설계사의 위상은 오히려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판매할 수 있는 상품군은 제한돼 있고 설계사가 종합 자산컨설팅 전문가로서 타 판매채널 대비 우수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예측이 우세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발표한 ‘보험산업 경쟁력 제고 로드맵’에 따라 보험사들은 본격적으로 상품 차별화에 나섰다”며 “복잡하고 다양한 상품에 대해 안내하고 설명하는 설계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