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중장기 경영전략 성공할까



[보험매일=방영석기자] 교보생명이 상품과 채널 경쟁력 향상을 통해 생명보험 시장 선도에 나서겠다고 밝혀 보험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교보생명은 과거 2011년부터 5년간 기존계약자 관리 강화와 소비자만족도 개선을 위한 경영전략을 추진해 왔지만, 소비자만족도는 향상된 반면 기존계약자 관리 강화 지표인 계약유지율과 설계사정착률은 개선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은 향후 미흡했던 계약유지율과 설계사정착률 개선 여부에 이번 경영전략 성공의 성패가 결정될 것으로 분석된다.

◇ 계약관리 지표 향상 실패하면 ‘공염불’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8일 ‘비전(Vision) 2020’을 선포, 상품과 판매채널 혁신을 통해 생명보험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4월 금융당국의 상품규제 완화를 앞두고 생보업계 대형3사 중 하나인 교보생명이 상품과 채널 경쟁력에 초점을 맞춘 혁신을 천명함에 따라 생보 시장에서 상품·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생명은 올해 Vision2020을 향한 첫 단계로 고객맞춤형 상품을 발 빠르게 제공하고 우수한 채널조직을 늘리는 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고객 니즈에 부응하는 창의적인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고령자와 유병자 등 그 동안 보장에 소외돼 있던 새로운 고객층을 겨냥한 특화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고객보장 컨설팅 역량을 더욱 강화해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가족생활보장 상품의 완전가입을 확대하는 한편, 5년간 펼쳐온 소비자 계약 관리 서비스인 ‘평생든든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시행, 서비스 품질을 차별화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보험업계는 교보생명의 이번 중장기 경영전략의 성패가 기존계약자 관리 강화 지표 향상 여부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 교보생명이 유사한 경영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존계약자 관리 강화가 계약유지율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고, 설계사 이탈까지 가속화 됐던 만큼 새로운 경영전략 역시 이 같은 지표 향상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 ‘공염불’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지난 2011년 개최한 ‘비전 2015 선포식’에서도 5년간 기존 계약자의 관리를 강화해 가입과 유지, 지급 등 보험 본연의 서비스를 보다 개선하고, 기계약자를 통해 신계약을 확보함으로써 매출을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교보생명은 2015년 상반기 현재 여전히 13월차 설계사등록정착률과 계약유지율이 대형 3사중 최하위인 것으로 집계된바 있다.

교보생명은 ‘Vision2015’를 선포했던 2011년 4월~9월 기준 42.5%였던 설계사정착률이 2015년 상반기(6월) 기준으로 40%로 떨어지는 등 전속영업 조직이 위축됐다. 이에 따라 2만 5,000여명 수준이었던 교보생명의 전속설계사 조직도 1만8,982명까지 축소된 상황이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각각 46.5%와 52.2%의 설계사정착률을 기록했다.

교보생명은 2011년 4월 76.4%였던 13회차 계약유지율도 작년 상반기(6월) 기준 79.9%를 기록해 경쟁 대형사인 삼성생명(86.2%)과 한화생명(83.0%)에 크게 뒤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 소비자 만족도 개선 효과 '발판'
교보생명은 Vision2015 추진 결과 성공했던 소비자 만족도 향상이 계약관리 지표 향상으로 이어질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계약자 관리 강화와 보험 서비스 개선으로 민원평가 등급 향상을 이뤄낸 만큼 향후 상품개발 역량을 개선해 기존소비자를 통한 연계 판매 증대를 꾀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 Vison2020에서 교보생명이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 밝힌 ‘교보생명 평생든든 서비스’ 프로그램은 지난 Vison2015에서 신설했던 대표적인 기존계약자 관리 서비스다.

교보생명 설계사는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계약자를 방문, 고객이 잊고 있던 기계약 보장을 안내하고 미청구·휴면보험금을 확인·청구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150만명의 고객을 만나 300억원 가량의 휴면보험금을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은 ‘비전 2015’를 선포했던 2011년 금감원 민원평가에서 3등급을 받았으나 2012년 2등급으로 이를 개선한 뒤, 2013년 이후 작년까지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새롭게 발표한 Vision2020은 과거 추진했던 Vision2015의 장점은 살리고 미흡점은 보완하는 내용의 경영전략”이라며 “Vision2015의 ‘기존 계약자 관리 강화’ 전략은 소비자 만족도 향상에는 성공했으나 ‘신계약 및 매출 향상’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쟁사에 비해 저조한 설계사정착률과 계약유지율 향상 및 성장세 둔화 문제 해결이 교보생명의 새로운 경영전략 성패를 결정할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