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IFRS4 연착륙위해 발벗고 나서야



[보험매일=방영석기자] IFRS4(국제회계기준) 2단계 연착륙을 위해 금융당국이 해외 사례를 참조, 신중하게 제도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저금리 환경 아래 보험업계가 안고 있는 막대한 재정 부담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회계제도가 도입될 경우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은 대폭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이차역마진 ‘시한폭탄’ 카운트다운
15일 보험연구원 조재린 연구위원은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보험 CEO 및 경영인 조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주요국의 저금리 책 대응 및 시사점’을 발표했다.

조 연구위원은 "회계기준 변화로 인해 보험업계가 상당한 규모의 추가 재정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상품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한 저금리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 고금리 상품 판매가 많았던 보험사들은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연동형 상품의 판매 비중을 늘려 왔지만, 여전히 금리확정형 상품의 부채 비중이 높다.

2015년 6월을 기준으로 생명보험사들의 생보사의 금리확정형 상품 비중이 43%에 이르고, 그 가운데 5% 이상 고금리 확정형 계약의 비중은 30.8%로 높은 상황이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보험사의 역마진 발생이 현실로 다가온 현재, IFRS4 2단계가 도입될 경우 금리차이로 인한 보험사의 손실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 큰 문제는 보험사들이 현 제도권 내에서 이 같은 자금을 스스로 확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보험사의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를 초래한 저금리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기존에 허용된 규제 내에서 영업이익을 확대하는 것은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조 연구위원은 "새 국제회계기준은 향후 30년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손실을 일시에 인식케 함으로써 보험사의 자본확충 부담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 건전성강화‧규제완화 병행…제도 도입은 ‘신중해야’
조 연구위원은 한국보다 앞서 저금리 환경을 경험한 해외 사례를 검토해 금융당국에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규제는 강화하되, 영업력 향상 위한 제도적 부담은 완화시킬 것을 주장했다.

저금리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던 국가의 경우 보험사에 추가 재정 적립 의무 강화만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보험사가 스스로 재정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충분히 배려해 왔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10년에 걸쳐 보험업계에 역마진에 대비한 준비금을 적립하도록 조치해 회계기준 변화로 인한 충격 최소화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일본 금융당국은 가격 자율화를 통해 시장 경쟁을 촉발함으로써 보험사가 스스로 역마진을 극복하고 준비금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특히 심각한 경영위기 때에는 예정이율 등 보유한 계약의 조건을 변경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등 보험사의 부담 경감을 위한 제도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한국이나 미국보다 금리가 빠르게 하락했던 대만은 저금리로 인한 이차역마진을 해결하기 위해 보험사의 해외투자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동시에 과거 판매한 고금리 상품의 역마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보험계약자들이 생명보험을 연금이나 장기간병보험 등으로 전환하는 것을 허용했다.

독일 역시 금리 하락으로 인한 손실에 대비하도록 준비금 제도를 도입하면서 재원 확보를 위해 최저보증이율을 인하하고 계약자·주주배당을 제한하는 등 제도를 변경했다.

또한 독일 금융당국은 사전 승인을 거쳐 보험사 간 계약 이전을 허용, 경영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에 대해 손주형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해외 사례를 포함해 제도에 대해 신중한 자세로 고민하겠다"고 밝혔다.